2025년 10월 10일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에서 열린 제1241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는 주민자치를 철학적·존재론적 차원에서 재해석하는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발제는 박남희 희망철학연구소장이 맡아 가다머 해석학을 주민자치의 토대로 제시했습니다. 토론에는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최흥석 고려대 교수, 신광영 중앙대 명예교수가 참여했습니다.
발제자인 박남희 희망철학연구소장은 현대사회를 복합재난의 시대로 규정하며 주민자치를 제도나 행정이 아니라 인간의 자기이해와 공동이해를 회복하는 철학적 실천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한 사유의 토대로 한스-게오르크 가다머의 해석학을 소환하며 주민자치의 본질은 이해와 대화의 존재론적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을 배제한 제도 중심 관리로는 공동체 회복이 불가능하며 주민자치의 출발점은 인간 이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가다머 해석학은 단순한 해석 기술이 아니라 세계와 관계 속에서 자신을 형성하는 존재 방식으로 설명됐습니다. 인간은 선이해를 통해 세계를 만나며 타인과의 지평융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이는 곧 대화의 본질이며 주민자치 역시 상호 이해를 통해 공동체 의미를 갱신하는 과정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전통, 영향작용사, 공통감각 개념은 공동체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하는 이해 구조로 재해석됐습니다. 주민자치는 말하는 소수만의 공간이 아니라 침묵 속 의미까지 교류되는 해석학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해와 대화의 축적이 공동체 회복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됐습니다.
복합재난 시대에는 중앙 통제 중심 대응이 한계에 이르렀으며 주민 스스로 치유하고 실현하는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를 자기치유와 자기실현의 철학으로 개념화하며 주민자치를 자기 형성의 장으로 규정했습니다. 행정은 지시자가 아니라 역량 형성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통감각은 획일성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감각의 언어로 설명됐습니다. 대화와 이해의 지평이 융합될 때 공동체는 재생된다고 보았습니다. 주민자치는 넓은 언어공동체로서 진리가 공유되는 해석과 상호이해의 장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철학을 정책과 제도로 연결하기 위한 실천 방향도 제시됐습니다. 주민 주도 역량 교육 체계화, 정부의 조력자 전환, 표현 공간 확대, 기술만능주의 경계가 핵심 과제로 제안됐습니다. 주민자치는 권한 분산이 아니라 존재 변화를 이끄는 이해의 정치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해 공동체로의 전환을 제시했습니다.
토론자인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발표의 철학적 통찰에 공감하면서도 한국 주민자치 현실에서의 구체적 적용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가다머 해석학이 제도 운영과 일상 실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사례 중심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자치회의 민주적 정당성과 참여 구조, 중간지원조직 권력 문제 등 현실적 개선 과제를 제기했습니다.
최흥석 고려대 교수는 해석학적 대화와 연대가 현실에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을 제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론 중심 접근이 약자 보호와 충돌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정부의 보호 기능을 우선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민자치의 집단적 부도덕성과 과도한 낙관주의 위험을 경계하며 사회적 성숙을 전제로 한 신중한 설계를 주문했습니다.
신광영 중앙대 명예교수는 가다머 해석학이 주민자치를 삶과 역사 차원으로 확장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전통과 언어가 권력 재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론을 반드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생적 공동체 전통과 현대 참여민주주의라는 서로 다른 주민자치 맥락을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주민자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전문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citizenaut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