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7일 열린 한국주민자치학회 제138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에서 주민자치의 역할과 사업 범주 재정립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좌장은 배인명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맡았고, 발제는 최흥석 고려대학교 교수가 수행했습니다. 지정토론에는 하동현 전북대학교 교수, 정정화 강원대학교 교수, 고경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습니다.
최흥석 교수는 현재 주민자치가 취미강좌, 환경정화, 마을행사 등 제한적 활동에 머물러 있으며 공공적 기능이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방소멸과 고령화 시대에는 주민자치가 보다 실질적인 공공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민자치의 지향을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삶’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주민자치를 공공재 공급 주체로 재정립할 필요성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아른스타인의 시민참여 사다리는 권력 보유 여부 중심의 평가라는 한계를 갖는다고 비판하며, 권력 공유와 역량 강화가 가능한 공동생산 개념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공동생산은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 전반에서 시민이 동반자로 참여하는 순환 구조이며,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참여예산제를 대표 사례로 들었습니다. 해당 제도는 주민 참여를 통해 공공서비스 수준을 실질적으로 개선한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참여 제도는 형식적 운영과 대표성 부족 등으로 실효성이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공공재 공급의 효율성 분석에서는 공공재를 사적재, 공유재, 클럽재, 집합재로 구분하고 공급 주체별 효율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통·리 수준의 소규모 주민자치 조직이 공유재와 클럽재 공급에서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정보 수집과 조정 비용이 낮고 무임승차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주민자치가 공공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 합리적 거버넌스 규칙 마련, 지역 간 형평성을 조정할 상위정부의 역할, 시민사회·시장·국가와의 관계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자치가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으로는 지역 치안, 자율소방, 환경개선, 층간소음 중재, 공유경제 구축, 돌봄서비스, 지역 맞춤형 지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민자치는 정치, 행정, 시장, 개인이 수행하기 어려운 영역을 담당해야 하며 비용 대비 편익이 아니라 편익 간 비교라는 관점에서 사업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주민자치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하동현 전북대학교 교수는 주민자치를 어떤 단위와 구조로 구성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행정체제 개편과 연계하여 생활권과 행정구역 불일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지역 숙의 인프라와 중간지원 주체 양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현 주민자치회는 대표성이 부족하며 직접참여와 대의제의 새로운 결합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정화 강원대학교 교수는 공동생산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주민 권력 회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주민참여예산과 마을기업은 행정 틀에 종속된 형식적 참여에 머문다고 비판했습니다. 주민자치의 핵심 사업으로 지역통합돌봄을 제시하며 실질 권한과 예산 이양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주민자치회를 주민의회로 전환하고 추첨 기반 대표제 도입 등 제도개혁을 제안했습니다.
고경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동생산과 주민자치를 결합한 이론적 시도는 의미 있으나 개념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동생산은 정부–주민 협업, 주민자치는 주민 내부 자율 거버넌스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자치를 공공재 공급 주체로 보는 낙관적 전망에는 제도·역량·지역 격차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권한 이양은 단계적 장기 과제이며 제도적 기반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주민자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전문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citizenaut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