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6일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에서 ‘인류 지성 및 국가형태의 발전과 주민자치’를 주제로 제1212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가 개최됐습니다. 좌장은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 발제는 황도수 건국대 교수, 지정토론은 장재옥 중앙대 명예교수와 박경하 중앙대 명예교수가 맡았습니다. 정의·질서·국가의 형성과 법질서의 역사적 전개를 바탕으로 복지국가 시대 주민자치의 실질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황도수 교수는 인류 역사를 지성의 진화와 국가 형성의 역사로 규정하며, 정의는 국가 존재 이유이자 법질서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분배 문제이며, 균등이 아니라 ‘적절하고 공정한 몫’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간이 함께 사는 이유는 분업과 생산성 확대이며, 생산성 증가는 필연적으로 공정한 분배 기준 문제를 낳는다고 밝혔습니다.
정의는 사회 질서의 정당성 문제와 연결되며, 법은 국가 질서에 부여된 규칙 체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절대주의는 완전한 기준을 전제하지만 현실과 괴리되어 억압을 낳았고, 상대주의는 인식의 한계를 인정하지만 합리적 판단을 통한 더 나은 정의 추구는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독립적 주체이며 법질서는 이를 존중해야 하고, 법적 정의는 관계적 평등과 합리적 분배에 기초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분배 방식에 따라 자유주의적 사법체계와 민주주의적 공법체계가 구분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발전사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반복적 긴장 속에서 전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고대 공동체 분배, 중세 사적 분배, 근대 자유방임 자본주의, 현대 복지국가로 이어지는 정의 질서 변화를 설명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주의 헌법 원칙을 기반으로 하지만 양극화로 국가 개입과 복지 기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복지 확대는 주민자치 보충성 원칙을 약화시키고 역할 형식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복지국가 시대 주민자치의 새로운 역할로 ‘협력적 복지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주민자치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생존권 신청 지원을 담당하는 지역 행정의 모세혈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교육·문화·복지의 지역 공동사업 주체로서 공동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의로운 법질서 구축과 주민자치 실질화는 복지국가 시대에도 정의 구현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장재옥 교수는 현대 주민자치는 정관자치에 기반한 사단법인 형태가 대표적이며, 공무수탁사인으로서 국가와 위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이 자치 자율성 보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민자치 지속성을 위해 공동자원 활용 등 경제적 유인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시했습니다. 엘리너 오스트롬의 공동자원 자율관리 이론은 주민자치 거버넌스의 실천적 정당성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박경하 교수는 조선시대 국법과 향규약을 통해 중앙집권 법치와 지방 자치 규범의 공존 구조를 설명했습니다. 향약은 유교적 질서 유지와 공동체 규범 형성을 위한 자율적 규범이자 지방 질서 유지 장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경국대전』 중심 국법 체계와 향촌 규범의 상호 보완 관계를 역사적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향약은 통치 질서 유지와 자치 가능성을 동시에 담은 복합적 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은 정의 개념의 모호성이 오히려 자치 실현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 향약과 현대 지방행정 사이 권력 위임과 통제 문제의 연속성을 제기했습니다. 자치를 가로막는 제도적·구조적 요인을 단계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치 가능성을 보장하는 제도 자체가 압박으로 작용하는 역설적 상황을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주민자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전문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citizenaut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22